by 자연
햇살이 상처를 헤집어 따갑게 느껴진다. 붉은 노을이 세상을 전부 붉게 물들여서 마치 피가 세상을 덮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 생각해보니 딱히 틀린 말도 아니로군. 그 시산혈해 속에서 유독 눈에 박히는 존재를 청명은 본다. 녹색이었던 장포에는 보기 싫은 붉은 물이 들었다가, 이젠 검게 굳어가고 있었다. 제게 당부하며 들썩거리던 몸은 움직임 없이 고요
약간의 유혈묘사가 있습니다. 어느 따스한 봄날, 청명이 꽃잎을 토했다. 짙은 매화 향을 풍기는 꽃잎이다. 입 안쪽에서 뭉그러지고 타액에 젖어 형태를 알아볼 수는 없었으나, 향으로 보나 색으로 보나 매화인 것은 확실했다. 청명은 멍하니 그 꽃을 보았다. 덜그럭, 소리를 내며 현실 감각이 흔들린다. 햇살은 달큰한 꽃내음을 풍기며 일렁거리고, 청명은 전각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