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PM
적폐 함유
나오하라 아야카는 끓여둔 물을 찻잎이 든 잔에 조금 부었다. 찻잔으로 떨어지는 물줄기를 따라 하얀 김이 피어올랐다. 하루 한 번, 그녀는 다른 누군가가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차를 우리곤 했다. 그것은 주로 하타케 카카시를 생각하는 시간이었고, 이번에도 여자는 그를 처음 마주했던 때를 떠올렸다. 제3차 닌자대전, 3번째 전쟁. 연달아 발생한 긴 전쟁으
멀리서 새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느새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흔들리는 마차 안에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나뭇잎 마을의 상급 닌자와 그의 의뢰인. 가늘게 이어지는 바람 소리를 끊고 운을 뗀 이는 다름 아닌 나오하라 아야카였다. “이 리본은 어머니 거였어요.” 그녀는 시선을 멀리 고정한 채 입술만 움직여 그렇게 말했다. 말을 건다기보다는 혼
“저, 당신을 연모하고 있어요.” 느닷없이 떨어진 말이었다. 여느 때처럼 나오하라 아야카가 차를 내오던 순간에. 하타케 카카시는 적잖이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 안에 담긴 내용 때문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이제 와 그녀가 자신의 마음을 고백해오는 이유를 도통 가늠할 수 없었다. 다시 만난 날부터 지금까지, 나오하라 아야카는 결코 선을 넘지 않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