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서나달
연극 <환상동화> 드림 연성 및 백업
전쟁광대는 잠들어있는 애쉬 로메인을 보았다. 고른 숨을 내쉬며 무방비하고 평온한 모습이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면, 이상하게도 갈대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바람에 살랑이며 부서지는 향취와 습기가 어린 듯한 흙냄새는 아주 소박해서, 그가 이끌고 다니는 모든 명성과 꼬리표와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건 기억의 냄새에 가까웠다. 아주 오래 전 갈대밭에서 조각
애쉬 로메인은 아주 끔찍하게 로맨틱해질 때가 있었다. 소소하고 뻔한 것들을 연출하거나 표현하려고 했다. 평범한 연인들처럼. 전쟁광대는 그게 퍽 우습고 낯설었다. 누가 제게 그런 애정표현을 한단 말인가. 누가 그를 그런 애정표현을 할 이로 본단 말인가. 지독한 전쟁을 휘젓는 왕에게서 어떻게 그걸 느낀단 말인가. 그것이 어리석고 의미 없는 생각인 건 알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