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불장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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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느릿느릿 저무는 하교길, 저 멀리서 변덕규를 부르는 목소리가 온 골목에 울려퍼졌다. 변덕규는 언덕 위에서 커다란 남자 형상이 양팔에 무언가를 주렁주렁 달고 내려오는 모습을 한참 지켜보았다. 그의 앞으로 걸어온 윤대협은 잠시만요, 라고 말하더니 그의 양팔에 잔뜩 걸려있는 형형색색의 쇼핑백을 길바닥에 내려놓았다. 내려놓는다기보단 팔을 쭉 피고 와르르
변덕규의 하루는 새벽 네 시 반에 시작되었다. 그는 늘 그렇듯 알람이 울리기 전 슬며시 일어나, 알람을 끄고 조용히 거실로 나갔다. 물을 한 컵 끓여 따뜻한 녹차를 우려 마시는 동안 커튼을 열어 바깥의 날씨를 보고, 샤워를 마치고 적당히 편한 옷을 주워 입은 후 집 아래층에 있는 가게로 내려가 하루를 시작했다. 가게 앞 길을 빗자루로 적당히 쓸어내고 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