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EYE
스이엔츠이 아키타는 잠에서 헤쳐나오자마자 제 곁에 있는 파트너의 품에 꾸역구역 파고 들었다. 이 미새한 낌새를 알아차린 황소같은 치는 등을 한 팔로 쓸어내리며 진정하라고 암묵적으로 요청했다. 색색거리는 건지 헐떡거리는 건지 모를 호흡이 몇 번 엇갈려 나온 뒤에야 호흡은 안정권 위에 오른다. 손에 뺨을 붙이는 간사한 짓이나 서로의 눈꺼풀을 입술로 문질러주는
19일 오후 5시 13분의 악마가 마침내 라틴어 잘못 적어 소환 시간을 미스한 소환자를 마주치게 된 건 그로부터 10분 뒤의 일이었다. 한참 졸고- 아니, 머리 처박은 채로 베개에 파묻혀 피로를 덜어내고 있던 작가. 그러니 스이엔츠이에게 소식이 온 것이다. 정중하게 문을 노크하던 직원이 슬슬 문 고리를 잡아 돌려야만 할 정도의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었을 즈
19일 금요일, 오후 5시에 소환이 된 악마는 집 안에 번진 핏자국부터 확인했다. 자살인가. 작가가 그럴 작자로 보이진 않는군. 타살? 경찰이 싹 물러난, 이 따끈따끈한 현장에서 위화감을 느낀다. 더 특수한 사건이 엮여있다. 이를 증명하듯 바닥에 피처럼 더 길게 번진 잉크의 길이 그의 시야에 들어온다. 작가가 손으로 직접 글을 적는 치긴 하더라도 잉크 병을
타인에게 관심이 없어보이는 전형적인 외피를 DEAR.XIA는 소유한다. 가령, 핸드폰의 액정 두들기긴 커녕 종이 위의 면을 만년필로 박박 긁어대며 긴 문장을 호흡 끊어질 틈 없이 적는 것이라던가. 안경 썼음에도 뭐 못난게 보인다는 듯 구긴 미간과 무신경함이 안경알 너머로도 보이는 시선 처리. 모두가 이 세 가지를 근거로 들어 상대를 무감정한 존재라 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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