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내 동심의 마지막 퍼즐은

너에게 주고 싶었어

놀이, 동산 by 징가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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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성을 잃어버린 아이니까

별을 찾아주고 싶었어

내 달까지 넘겨주고 싶을 만큼

그렇게 판단능력이 흐려졌나봐

네가 하고 싶은 말을 해도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 세상을 선물해주고 싶어서

그리고 그렇게 너와 친해지고 싶어서

단지 그런 마음일 뿐이었어

하지만 작가가 되어가면 갈 수록

연출이, 각본이 만들어지면질 수록

연기에 몰입을 하게 되면 될 수록

2인극을 바라게 되고

결국 그렇게 그림자를 보게 되었나 봐

그런 나의 그림자에서 너는 빼주고 싶었어

너는 아니야

나의 동심을 함부로 건드릴 아이가 아니니까

하지만 그렇게 욕심이 시작되는 줄도 몰랐어

그래서 나는 내 성도 버릴려고

이미 이름은 남에게 줘 버렸으니까

딱 하나만 더 바란다면

내가 잠이 들었을 때

네가 내 이름을 불러주었으면 좋겠다

그냥 그정도면 좋겠다

현실이 아니라 가상공간에 있어도

그렇게 행복할 수 있는데

이루어지지 않을 미래 따위는 그리지 않고 싶었는데

갇히는 게 두려워서 간신히 빠져나왔는데

또 꿈에 갇혀버렸어

전보다 더 심해

두려워

정신이 아니라

점점 숨을 잃어가는 것 같아

아직 나에겐 산소호흡기가 없나 봐

하지만 걱정마

나는 다시 내 꿈에서 빠져나올 방법을 찾을게

그러니까 너도 같이 빠져나가자

내 동심에 갇히는 건 위험한 어른들로 충분해

난 그렇게 너에게 내 마지막 퍼즐을 줬고

네가 맞춰주길 바래서 내 마지막 답은 너이길 바래서

너한테 다 줬어

그러니까 나는 그냥 좋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어

그냥 너라서 좋았어

나도 이렇게까지 사랑할 마음이 없었어

그러니까 딱 하나만 가져갈게

내가 빌려준 이름을 돌려줘

그냥 그것만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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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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