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필멸
파도ASMR 반도의 작은 바닷가 마을을 지배했던 조직에게 화합의 손길이 있은지 일 년이 채 되지 않아 거짓된 평화는 깨졌다. 만 리 타지의 이국으로 떠나려던 계획은 좌절되었고 십 년 전의 과오를 징벌하려던 야심도 이뤄지지 못했다. 검거, 그리고 증거 불충분이라는 형태로 아무도 이기지 못한 전쟁이 끝나고 남겨진 건 고작 몇 년뿐의 단죄였다. 해광이 앗아 간
이다키소 사쿠가 처음으로 남의 작품을 아름답다고 느낀 날과 역겹다고 느낀 날은 정확히 같은 날이었다. 슬슬 쌀쌀해지는 날씨를 무시 못하고 긴 셔츠를 꺼냈을 무렵이었다. 등받이 없는 의자에 앉아 있던 이다키소 사쿠는 타인의 작품을 보고 있다가 창 너머 이제 막 겨울이 오려고 하는 하늘로 시선을 옮겼다. 모르는 척 하고 싶을 정도로 날이 맑았다. 구름 없이 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