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된 일인지 별로 사람들이 찾지 않는 말리에 정원에 언덕이 하나 생겼다. 어찌된 일인지 한번은 우르르 몰려왔다가 파도처럼 빠져나가고 다시는 그곳을 찾지 않았다. 어찌된 일인지 그 작은 언덕은 평화로움을 안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사람들은 어쨌든 그것을 무덤이라 불렀다. 구즈마는 불꺼진 포 파출소 앞에 한참동안 비를 맞으며 삐딱하게 서있었다. 아무
오래된 관습이 있다면, 모두들 그것을 당연시하고 따를 것이다. 관습을 거스르는 자는 집단에서 떨어지고 만다. 관습을 파괴하는 자는 공포감을 조성한다. 어김없이 가랑비가 내리는 포마을의 우중충한 풍경을 바라보며 창가에서 커피를 마시던 나누는 멍하니 옛추억에 잠긴다. 비는 오지 않고 흐리기만 하던 날의 오후. 파출소 입구에 쭈그리고 앉아 나옹을 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