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근이 가만히 누워 천장을 바라봤다. 늘 똑같은 공관 침실의 천장. 벽지 구석에는 곰팡이가 슬어있었고, 조금 찢어져 있긴 했지만, 뭐 요즘 같은 서울에서 이 정도면 괜찮았다. 벽이 무너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지. 물론 기관지에는 안 좋겠지만, 너나모두 배곯는 요즈음에 그런 걸 신경쓸 때가 있던가. 물론 언젠가 공관을 다시 지을 수 없냐고 물어본
동현의 떨리는 숨소리가 총성에 묻혔다. 지하의 온도가 매섭도록 찼다. 실내인데도 불구하고 숨결에 맞춰 하얀 김이 피어올랐다. "이런 씨발... 그렇다고 진짜로 상관을 쏴? 이제 아주 막 나가겠다 이거군..." 피로 흥건한 제 손을 내려다보던 동현이 퍼뜩 고개를 들었다. 수근이 쓰러진 채 숨을 몰아쉬며 비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자넨 뭘 또 그리 놀란 토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