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축하해, 그리고… 미안해. 총성이 울려 퍼진다. 탕! 총성이 계속 이어진다. "─!" 주정재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숨이 헐떡이고 식은땀이 등을 적셨다. 머리부터 차갑게 식어가는 기분. 이불을 쥐고 있는 손이 달달 떨렸다. 급히 휴대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새벽… 2시. 8월, 26일. 연도까지 꼼꼼하게 확인하고 나서야 크게 숨을 내뱉었다.
“우리, 이제 그만할까.” 끝을 선고하는 그 말은 평소와 다름이 없어서 멍하게 너를 바라봤다. 이쪽으로 시선 하나 주지 않는 너에 억지로 시선을 맞췄다. 깨달았다. 진심이라는 것을. “…그래.” 옅은 죄악감을 가지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우리는 헤어졌다. 치기어린 나이의 우리들이었다. 아, 더워. 시부럴─ 존나게 덥네! 길바닥에서 에어컨을 바랄 수
너무 구태의연한 표현이라 몇 번이고 삼켰던 말임에도 불구하고, 소화불량을 야기하는 느낌에 뱉어내고야 말았다. 제 입에서 내뱉어진 단어와 문장들에 잠자코 듣고만 있던 너의 표정이 굳어짐을 마주하지 못하고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뒷머리를 쓸었다. “지금 방금…?” “…하아.” 낮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 안다. 믿기지 않겠지. 아니면 믿고 싶지 않은 걸지도 모른
- 권현석이 유상일 대신 잠입요원으로 투입되고, 수사팀엔 유상일 경위가 중심을 잡고 있습니다. - 주정재 또한 잠입팀으로 자원하고자 했으나 '꿈'으로 인해 핸들을 급하게 틀었습니다. 수사팀에 주정재 경사가 있고 권현석의 백업을 하고 있습니다. 남자가 있었다. 낡은 담벼락에 등을 기대고 담배를 피우다가도 몇 번이고 손목의 시계를 바라본다. 작은 소리가 들
-혜연이....부탁해.... 주정재가 사경을 헤매는 중에도 그 말만이 선명하게 들렸던 것은 권현석의 마지막 말이기 떄문이기도 했고, 그 마지막 말을 저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었지만 결과적으로 틀린 말도 아니었다- 정은창에게, 죽일 만큼 각별하고 죽일 만큼 증오하는 정은창이 견딜 수 없이 질투났기 때문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