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눈 소식은 놀라울 것 없는 일이었지만, 수도권에서 사는 사람들 대부분은 와 봤자 얼마나 쌓이겠냐고 대수롭잖게 생각했고, 서울에 말뚝 박고 산 지 오래된 양시백의 생각도 비슷했다. 몇 년 만에 전국적으로 엄청난 폭설이 예상된다고 말은 했지만 기껏해야 3cm에서 5cm 정도 쌓이겠거니 생각했고,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아니..관장님, 그
정은창. 아마 이게 죽음이란 거겠지? 그저 나로서 흐릿한 온 존재로 세상의 일을 관망하게 되는 게. 너에게 마지막 부탁을 한 걸 후회하기도 했어. 그렇게.. 그런 식으로 너의 삶을 스스로 내다 버리게 했으니까, 내가. 네가 우리 집에서 뛰쳐나갔을 때, 너를 붙잡지 못한 것도 후회한다. 그때라도 우리가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었더라면 뭐라도 달라
양시백은 쥐어짜듯 조이는 심장을 콱 움켜쥐며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호흡하는 것마저 고통스러울 만큼 폐는 깊숙이 말라 있었고 공기 중에 산소는 턱없이 부족했다. 날숨마저 아까워 헐떡이는 입에선 차마 삼키지 못한 침이 뚝뚝 떨어졌다. 메케한 연기에 사고가 흔들렸다. 땀방울이 눈에 들어가 똑바로 앞을 보기 어려웠다. 거추장스럽게 내려온 앞머리 사이로 일그러진
2024.08.10 이게아냐2024에서 판매한 회지를 유료발행합니다. 하수창과 정은창이 H◇USEHOLD의 티저를 보고 죽어야 할 사람을 고릅니다. <베리드 스타즈>와 <회색도시2>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로맨스, 섹슈얼 요소 일절 없음. 취향 탈 수 있는 소재 (드래그) : 메타 픽션 요소 샘플은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2023.01.14 물한잔 치얼쓰에서 판매한 회지를 유료발행합니다. 표지디자인 : 인생에 무슨 일이? @amazing_life_ap 하수창과 누구도 아닌 남자가 ___해야 나갈 수 있는 방에 갇힙니다. <베리드 스타즈>와 <회색도시2>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로맨스, 섹슈얼 요소 일절 없음. 주의 소재 (드래그) : 메타 픽션 요소, 목을 조르는 행위,
자네, 루프라는 말을 알고 있는가? 루프요? 계속해서 반복된다는 뜻이지. 1 마지막 날에는 비가 세차게 내렸다. 서재호도, 양시백도 침묵한 채 내리는 비를 우산도 없이 맞고 있었다. 백석 빌딩 앞이었다. 그들은 자신이 듣고 만 소리에 못 박힌 것처럼 허망한 눈으로 가만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눈을 찔러드는 빗방울에 때때로 시야가 가려지고 바로 옆이
"아빠!" "아연아!" 어느 고등학교 정문. 모처럼 딸을 마중나온 아빠와 반갑게 아빠에게 다가가는 딸. 흔한 광경은 아니었지만 아예 보기 드문 광경도 아니었다. 교복을 입은 딸의 가슴에는 유아연이라는 노란 명찰이 여름 오후 햇빛을 받아 반짝였다. "정문에 있어서 깜짝 놀랐어. 어쩐 일이야, 아빠?" "간만에 오프 나서 마중나왔지." "안녕하세요." "안
#회색도시 #회색도시2
회색도시 1 엔딩과 진범의 강력한 스포가 있습니다!! 시백준혁이라고 썼는데, 크게 티가 안 납니다. 하지만 전 시백준혁이라고 썼습니다. 점점 눈이 감겨 올 때 울컥 든 마음에 미안하다 말해볼걸 좀 더 얘기 해볼걸 그냥 안아 볼걸 카더가든 - Home Sweet Home 끝이 오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선을 넘은 순간부터 이런 결말을 예상했기 때문
회색도시 1의 전반적 스토리, 회색도시 2의 양시백 과거사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간선이 조금 꼬여 있습니다. 3부 3편 전을 기점으로 작성하였지만, 3부 3편 이후의 본편 대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백이 준혁을 짝사랑 → 외사랑 합니다. 이어지지 않습니다. 시백은 준혁이 좋았다. 왜 좋은지에 대해 생각해 보자면 첫째로, 생판 모르는 사람인
진영반전AU입니다 ^^
회색도시 한창 덕질할 때 진영반전AU 앤솔로지에 냈던 만화입니다^^
원래도 업무 메모는 잘 해두는 편이었지만 (존경하던 상관이었던 형님이 세월의 흐름을 삼킨 수첩을 늘 지니고 다니며 자주 메모하는 것에 영향을 받았다) 서재호가 본격적으로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게 된 건 천직이라고 생각했던 경찰을 그만두고 기자로 이직했을 때였다. 어느 것이 옥석인지 가릴 수 있는 눈썰미가 길러지지 않은 상태이기도 해서 제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아이가, 양시백이 없었다. 직업소개소의 끝에 다다라 본 것은 나뒹구는 흉기와 그것을 들었을 소년에 가까운 청년들이었다. 방마다 혈투를 벌이고 전진하면서 양시백을 본 기억은 없었다. 당장 짜낼 수 있는 답은 하나였다. 저를 해하려 드는 자들을 쓰러뜨리고 한 발 먼저 직업소개소를 빠져나갔다. 그의 시체를 보지 않은 것만으로 감사히 여겨야 할 일이었으나 지나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