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창. 아마 이게 죽음이란 거겠지? 그저 나로서 흐릿한 온 존재로 세상의 일을 관망하게 되는 게. 너에게 마지막 부탁을 한 걸 후회하기도 했어. 그렇게.. 그런 식으로 너의 삶을 스스로 내다 버리게 했으니까, 내가. 네가 우리 집에서 뛰쳐나갔을 때, 너를 붙잡지 못한 것도 후회한다. 그때라도 우리가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었더라면 뭐라도 달라
봄은 어째서 이리도 따뜻한 것인지. 봄이 주는 따스함에 생명들은 너나 할 것없이 움츠렸던 몸을 피고서 쫘악 벌린 몸뚱아리로 다가오는 봄을 한껏 맞이해준다. 특히 꽃들이 그 정도가 남달랐으니 그들은 봄이 오면 아무것도 없던 잔가지에 막 태어난 아기가 손가락을 펴 제 어미를 찾듯 작은 잎사귀를 뻗어내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러다 3월의 햇볕이 그를 끌어안으면 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