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세스
겨울에 눈 소식은 놀라울 것 없는 일이었지만, 수도권에서 사는 사람들 대부분은 와 봤자 얼마나 쌓이겠냐고 대수롭잖게 생각했고, 서울에 말뚝 박고 산 지 오래된 양시백의 생각도 비슷했다. 몇 년 만에 전국적으로 엄청난 폭설이 예상된다고 말은 했지만 기껏해야 3cm에서 5cm 정도 쌓이겠거니 생각했고,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아니..관장님, 그
날도 더운데 같이 냉면이나 먹으러 갈래? 네. 좋아요. 어디 아는 집 있어요? 응. 모르는 집. ......? 그런 내용의 카톡을 주고받은 지 며칠 전이었다. 조금 거리가 있는 역 앞에서 만나기로 한지라 약속한 시간보다 조금 일찍 나왔는데, 그래서인지 아직 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근처를 둘러보며 적당한 나무 그늘 아래에 자리잡은 한도윤은 간단한 퍼즐
자네, 루프라는 말을 알고 있는가? 루프요? 계속해서 반복된다는 뜻이지. 1 마지막 날에는 비가 세차게 내렸다. 서재호도, 양시백도 침묵한 채 내리는 비를 우산도 없이 맞고 있었다. 백석 빌딩 앞이었다. 그들은 자신이 듣고 만 소리에 못 박힌 것처럼 허망한 눈으로 가만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눈을 찔러드는 빗방울에 때때로 시야가 가려지고 바로 옆이
"아빠!" "아연아!" 어느 고등학교 정문. 모처럼 딸을 마중나온 아빠와 반갑게 아빠에게 다가가는 딸. 흔한 광경은 아니었지만 아예 보기 드문 광경도 아니었다. 교복을 입은 딸의 가슴에는 유아연이라는 노란 명찰이 여름 오후 햇빛을 받아 반짝였다. "정문에 있어서 깜짝 놀랐어. 어쩐 일이야, 아빠?" "간만에 오프 나서 마중나왔지." "안녕하세요."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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