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자의 혼이 세계를 돌아다니며 새로운 마법사에게 문양을 부여한다’ 라는 말이 너무 좋아서 쓰는 적폐글. 현자님 관련 날조가 있습니다. 랄까 날조밖에 없습니다. 오직 날조. just 날조로 승부. 설원. 거대한 설원 위에, 달이 하나 떠 있다. 그 위를 걸어가는 것은 작은 남자아이. 설원과 닮은 하얀 머리카락을 가진 소년의 발자국이 눈밭에 남는다
1. 이른 아침의 어슴푸레한 빛이 침실 커튼 사이를 미끄러지듯 들어와 눈가에 내려앉는다. 아서는 이불 속에서 꾸물거리다가, 눈부심을 떨쳐내듯 몇 번 눈을 깜빡였다. 서늘한 공기가 조그만 코끝을 스친다. 아이는 가볍게 떨며 동그마니 웅크렸다가, 문득 떠오른 것처럼 잽싸게 몸을 굴려 침대 밑으로 뛰어내렸다. 가벼운 몸이 부드러운 카펫 위로 거의 소리도 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