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잠에서 설핏 정신이 든 게롤트는 간만의 여유에 옆자리의 온기를 품고 다시 잠을 청하고자 손을 뻗었으나 이미 식어버린 이부자리만이 그를 반겨주었다. 옆자리를 몇차례 더듬던 그는 크게 숨을 들이켜며 부스스 눈을 떠 비어있는 옆자리를 확인하고서야 상체를 일으켰고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부러져있는 상의를 꿰어입었다. 침실 한쪽에서 밤새 타오르던 난로도 이젠 잔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