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은 잠든 척 눈을 꼭 감고 있는 시간이 좋았다. 느지막이 잠에서 일어나면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최대한 소리를 죽인다고 해도 뭐 하는지 다 보일 것처럼 구는 애와 살면 이런 재미가 있었다. 베갯잇을 꼭 쥐고 끌어당기며 자세를 고쳐잡은 뒤 이불을 끌어 올려 덮은 채로 잠에 들듯 말듯 한 기분을 즐기며 정한은 소리에 계속해서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