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를 배운 이후로는 읽을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모아다가 닥치는대로 읽게 되었다. 세상에 남은 것이라곤 오염된 생물들과 썩은 땅, 그리고 사실상 멸종한 것이나 다름없는 인간들 뿐이었으니, 알지 못하는 미지의 옛 문명에 대해 적힌 글들은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쓰레기장 바깥의 생활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구시대의 문명이란 터무니없고 믿을 수
기억의 시작은 쓰레기장이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째서 이곳에 있는지도 모른 채 그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나이를 가늠하면 5살 즈음, 건강한 아이는 아니었는지 제대로 서지 못하고 빌빌댔으며, 말도 서툴렀다. 살아남기에는 한 없이 나약한 존재, 어쩌면 자신을 이곳에 갖다버린 누군가가 바랐을 것처럼 오래 지나지 않아 쓰레기들과 함께 썩어가는 것이 당연한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