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하루의 시작이 해가 질 무렵이었다는 거 알아요?” “그랬습니까?” “오래 전엔 해가 질 무렵 하루가 시작되고 끝난다고 생각했대요. 지금은 해가 뜰 무렵 하루가 시작되고 끝난다고 생각하는데, 참 신기하지 않나요?” “별 게 다 신기하군요.” “당신은 너무 이성적이에요. 가끔은 이런 것에 놀라며 꺄르르 웃을 필요가 있다고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어느덧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서로가 경쟁하듯 하늘을 뒤덮던 나무의 푸름은 온데간데없고, 사위가 온통 붉게 물들어 버렸습니다. 당신이 그토록 염원하던 푸른 하늘은 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기억하십니까? 우리의 첫 만남 말입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던 햇볕 한 줌조차 들지 않고, 구름만이 어둠을 맴돌던 그때 그 장소를 기억하십니까. 저는 여태 그날을 잊
하하호호, 정겨운 웃음소리가 들린다. 그들은 봄이 왔다며 새로운 시작에 행복해 한다. 그들의 웃음에 누군가는 마음이 문드러지고 있음을 모른 채, 그들은 행복해 한다. 그들은 이제 막 자란 새싹을 보며 미래를 점치고, 그것이 어떤 식물이 될지 내기한다. 이것은 분명 예쁜 꽃을 피우리라 믿기도 하고, 저것은 분명 훌륭한 나무가 되리라 믿기도 한다. 그들의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