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세상이 좋았다. 그러나 다정하기에 이 얼마나 어려운 세상이던가. 하늘을, 보다 정확히는 허공을 밟고 건물을 내려다보던 바루드는 머리카락이 바람을 타고 기분 좋게 이마를 스치는 것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줄곧 건물에 고정돼 있던 시야가 닫히며 집중이 흐트러지자 그제야 목이 뻐근한 것이 느껴졌다. 아무래도 너무 오랫동안 한 자세로 보고 있었던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