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타입(2019.07.07) 게시글입니다. -최종수정(2024.02.19) 여름의 밤은 늦게 찾아와 일찍 떠나가지만, 그럼에도 어느 계절보다도 가장 강렬한 것이다. 어둠 속에서 날벌레 소리가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약올리듯 오가고, 찌는 듯한 더위가 당신의 몸을 내리누르며, 땀에 축축해진 옷은 당신의 피부에 끈적하게 달라붙어 찬찬히 식으며 괜한 오싹함을
-포스타입(2019.06.03) 게시글입니다. -최종수정(2024.02.19) 대본을 따라 줄줄이 대사를 읊었다. 미리 외운 전개에도 깜짝 놀란 척 연기해내고, 있지도 않은 전설을 풀어내며 그렇게 연극을 이어가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로엔의 삶은 거짓투성이었고, 연극은 그와 다를 게 없었으므로. 손자를 위해 두 눈을 희생한 할아버지는 머릿속으로밖엔 회상할
“처음보는 얼굴인데.” “아, 사정이 있어서 열흘만 일하러 왔어요.” “대학생?” “네.” 싸구려 모텔과 전혀 어울리지 않은 잘생긴 얼굴과 값비싼 수트를 입은 남자는 벤의 대답을 듣곤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오만하다고 해야할까 자신감이 넘치다고 해야할까 나름 사회 경력이 있는 벤은 남자가 가진 위험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그도 그럴게, 손목에 찬 시계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