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여름의 절정이다. 열린 창틈으로 후덥지근한 공기가 밀려들어 작업실 안은 온통 습하고 눅눅하다. 이래서야 악기가 망가지기 십상이겠군, 생각하면서도 살리에르는 당장 그것들을 손보려 서두르지는 않는다. 적당한 시일을 골라 조율사를 부르는 편이 나을 것이다. 지금은 우선 맡은 바 작곡에 충실해야 한다. 살리에르는 한참 동안 내버려 두었던 깃펜을 집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