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심연
가진 중 가장 좋은 옷을 꺼내 입고서, 악장은 마지막으로 크라바트를 단단히 동여맨다. 손끝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아 자꾸만 어그러지는 매듭을 온전하게 되도록 몇 번이나 고쳐 묶은 뒤에야 그는 거울 앞에서 물러난다.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새긴 듯 주름진 노인의 얼굴이 시야에서 사라진다. 비록 육신은 이미 늙어버렸을지언정 삶의 마지막 날을 추레한 모습으로 맞
아직도 비 오는 날만 되면 악몽을 꿔. 침대에서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쓴 채로 잘 자고 있다가도, 문득 눈을 뜨면 코앞에 그 애 얼굴이 보이는 거야. 그럼 난 소스라치게 놀라서 일어나려고 애를 쓰지. 근데 손가락 하나 꿈쩍할 수가 없어. 차가운 그 애 손이 흉터가 선명하게 남은 목덜미를 매만져도, 그러다 가엾다는 듯 애틋한 미소를 지어보여도. 난 입도
자장가를 불러 줄래. 그러면 잠들 수 있을 것 같아. 나는 사랑스러운 질투에게 애걸한다. 희멀건한 낯 위로 그늘이 지는 모습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면서. 떨리는 손을 뻗어 잔뜩 찌푸려진 질투의 미간 사이를 꾹꾹 눌러 본다. 널 이해하지만 사람은 오래 잠들지 못하면 죽을 수밖에 없는 걸. 내가 백조의 노래를 완성하기 전에 떠나길 바라는 건 아니잖아. 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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