쏴아- 시원한 물줄기가 호를 그리며 물방울을 뿌리자 작은 무지개가 빨간 꽃밭 위로 펼쳐졌다. 아몬이 후후 작게 웃으며 팔을 높이 들어 고개도 함께 높이 들어올리면 이번엔 맑은 하늘 위로 무지개가 그려진다. 햇살로 채워진 하늘은 파랗고 맑았다. 햇빛이 물방울에 반사되어 반짝반짝 낮에 뜬 별처럼 반짝거린다. 아몬은 다시 한 번 숨을 내쉬듯 웃으며 지금 어디에
손등에 키스하면 상대를 잊어버리는 병. 이런 농담 같은 병이 있으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처음 제 주인이 그 이야기를 언급 하셨을 땐 저를 놀리는 줄로만 알았다. 허나 어느 따스한 여름날, 장미 덤불 아래서 뺨이 달아오른 그녀의 손등에 입을 맞췄을 때- 아몬에 대한 그녀의 기억은 가지치기 하듯 깔끔하게 도려내지고 말았다. “… 누구시죠?” 질문을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