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수의 손가락 끝이 병찬의 셔츠 세번째 단추를 쥐었을 때였다. 병찬이 종수의 손목을 붙잡아 세웠다. 턱을 바짝 당긴 얼굴 위에서 치뜬 눈만 서늘하게 종수를 향하고 있었다. “너, 이러려고 나 만나니?” 그 말에 종수는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얼굴에 핏기가 가시는 것이 스스로에게도 느껴졌다. 병찬이 벌레라도 떼어내듯 종수의 손을 집어 셔츠에서 떼어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