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수는 절대 울지를 않았다. 뭐 그렇게 버티냐? 하면 가만히 있다가, 사랑해야 하는데, 그렇게 말하는 놈이었다. 사랑해줬음 좋겠는데, 나를 불쌍해하면 그게 잘 안되거든요. 그 말은 때로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처럼 들렸다. 준수가 그런 말을 하면 연희는 입을 다물고 담배만 마저 피웠다. 연희에게 골목의 맞담 친구였던 준수는 어느 때부턴가 담배도 잘 피우지
준수는 싫었다. 준수는 배가 고팠고, 힘들었고, 아프고, 지쳤다. 왜 이런 짓을 하고 있을까? 자신을 비난하고 몰아세웠다. 한계에 부딪힌 몸은 멍이 들었고 머리를 뚫고 침범한 냉기는 두통이 되었다. 견딜 수 없을 만큼 싸늘한 날씨에 준수는 바닥을 긁으며 알 수 없는 환상통에 시달렸고 죽을 것처럼 울었다. 볼품없는 더벅머리를 쥐어뜯다가 푸석한 살갗을 꼬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