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밤 말이야.” 소파의 중앙에서 대본을 읽고 있던 치사토가 돌연 운을 떼었다. 카오루는 한 뼘 정도 떨어져 앉아있었고 치사토는 고개는 그대로 둔 채 눈만을 굴려 그를 바라보았다. 마치 말의 뒤를 재촉하는 듯한 눈빛으로. 카오루는 이 뜻을 알고 있었다. 그는 소파 위 거리를 좁혀 치사토의 옆으로 가까이 붙는다. 그래, 다음 대사는. “그 날 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