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거칠다. 가슴이 아릴 정도로 달리고 또 달렸다. 옷은 붉은 액체로 젖어 끈적하게 달라붙었다. 이제 정말 끝이구나. 스자키 쥰은 그렇게 생각했다. 이 비루한 삶도 여기서 끝일 거라고. 그래, 어차피 남을 좀 먹는 인생 따위는 사라지는 게 나을 지도 몰라. 비참한 삶이었잖아. 은총알은 관통되지도 못하고 심장을 찔러댔다. 차라리 곧 바로 죽는 편이 나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