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정혜성
12년, 어느새 햇수로 1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기범은 시원한 그늘 아래 우뚝 서서는 태양이 찬란한 낮의 캘리포니아 하늘을 멀거니 바라보았다. 기범은 그가 민호를 만났던 여덟살의 나이보다도 훨씬 더 오랜 시간이 흐른 세월의 무게를 실감했고, 동시에 새삼스레 그 시간이 오래되었음을 느꼈다. 캘리포니아는 언제나 날이 맑았다. 바다가 있음에도 그 공기는 한
"아드님에게는 병이 있어요." 기억도 나지 않는 아주 어릴 적부터 제집 드나들듯 찾은 병원에서 커다랗고 푹신한 의자에 앉은 의사 선생님은 그렇게 말했다. 그 말의 무게를 모르고 그저 기다림이 지루했던 기범은 제 키에는 한참이나 높은 의자에 앉은 채 천천히 발장구치듯 바닥에 닿지 않는 발을 앞뒤로 흔들고 있었고, 그런 그의 옆자리에 앉은 기범의 어머니는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