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여려니
살아온 햇수보다 턱없이 얄팍한 삶의 굴곡을 지나왔다. 걸어온 족적을 돌이켜보면 세상이 저를 외따로 두고서 자기네들끼리만 성큼 자랐다. 육의 생장만 소실된 건 아니었다. 사유를 관장하는 정신마저도 미숙한 채로 여물지를 못하더랬다. 어제보다 더 나은 나날을 보낼 수 없어서 언제부턴가 정지하고야 만 성장. 실로 어리석은 면면을 수두룩이 내비쳤으니 부정 못 할 명
一四〇三年 과거 그토록 나를 위해 주던 고마운 이에게 빚 하나 또 지기로 하였다. 물론 이 잘난 나로서는! 응당 지어져야 할 사당이지만 말이야? 장정 열댓이 나무를 고르고, 벽과 바닥에 흙과 회를 바르고, 기와를 굽고 기둥을 세우더니만, 주련 짓기까지가 몇 달이나 걸렸더라. 날 모시는 신도 아무개들 집 아무 데나 불쑥불쑥 들어가 툇마루에 앉아 밥이나 한
煝露 나는 너를 생각하기에 귀히 배운 어리석음으로 답한다. “네 옛 귀인들은 화를 낼 때 그리 내라고 가르쳤나 보구나. 귀인이라 칭하기엔 부족함이 있는 분들이었나 본데. 허면 너희가 인간이니? 심장도 뛰지 않으면서.” 창자가 꼬였다. 심장이 성냈다. 골치가 아팠다. 그 말마따나 도구에게 없는 기관이었다. 학습에 불과한 착각이었다. 제 어깨 위로 얹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