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도로롱담비
푸른 하늘. 그와 맞닿은 푸른 잔디. 따스하게 빛을 내는 태양까지. 그와 어울리는 듯 조금은 습한 남자가 언덕을 오른다. 호기롭게 오른 남성은 어느새 습기를 모두 날린 채다. 바스락거리는 밀밭같은 머리를 한 남자는 언덕 위에 올라 그 아래를 살핀다. 부드러운 바람이 남자의 얼굴을 간질이고, 남자는 헤헤. 웃음을 지어본다. 진창을 지나온 남자치곤 깨끗한 웃음
오후 두시, 시원한 바람이 초여름의 햇빛을 입어 찬란하게 흩어지는 아래 탤벗과 카르셰는 책 앞에 나란히 앉은 채다. 남들보다 조금 빠른 점심을 먹고 그 틈을 타 만들어낸 짧은 시간은 참 달다. 책을 앞에 둔 탤벗이 드물게 졸고, 카르셰는 그런 탤벗을 가만히 바라보다 앞으로 흘러내린 앞머리를 정리해준다. 입가엔 미소가 걸린 채다. "저기 탤벗, 우리 곧
글쎄. 정확히 언제 눈치를 챈 건지는 모르겠다. 애초에 이걸 눈치라고 해도 되는 걸지도 의문이다. 다만 확실한건 하나, 이 상황이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둘, 자신은 언젠가부터, 아마 이 섬으로 오기 전부터 받아드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머리가 아닌 몸으로 알아차린 정보는 이성과 감정 어느쪽에 더 기울어진걸까. 의문이 들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사람들을 하나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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