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컴퍼스
송태섭은 후회했다. 나오기 전에 날짜를 한 번 더 확인하지 않은 것을. NBA에서도 손꼽히는 포인트 가드가 된 후로 송태섭은 집보다 차나 비행기가 익숙한 사람이었다. 집에 발 붙이고 있는 시간보다 경기를 위해 이동하는 시간이 더 길기 때문이다. 그래서 송태섭은 미국 자가의 냉장고를 잘 채워두지 않는다. 신선한 식자재를 사기 보다는 우유와 각종 프로틴
“미쳤어요? 어떻게 왔어요? 형도 시즌 중이지 않아요?” “알아, 인마— 우리 이번 주 홈팀 경기만 있다. 그래서 튀어왔지. 지난주에 설날인데 경기 있어서 못 내려갔거든. 짧게 집에 내려갔다가 바로 오겠다고 하니까 허락해주셨다! 다른 선배들도 그렇게 갔다가 오신대.” “아니 그럼 집에 가야지! 여기가 형네 집이야?! 부모님께는 뭐라고 하고 온 건데요!”
송태섭은 초콜릿을 혀로 녹이며 천장을 바라봤다. 그의 가슴에는 핸드폰이 놓여 있었다. 같은 학급 동창회보다 더 자주 모이는 북산 농구부 덕분에 정대만의 번호가 그대로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그는 초반에 몇 번을 제하고 더는 가지 않았지만, 같이 NBA 선수로 뛰는 강백호나 서태웅이 종종 비시즌에 맞춰 참석하기에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의외로 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