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D
흔들리는 선체, 희미하게 일렁이는 파도 소리. 그는 퀴퀴한 냄새가 나는 나무 바닥에서 눈을 떴다. 서재 내의 공간이 제한적이라 한들 내 구태여 이런 데를 찾아 잠을 청했을 리 없거늘, 머릿속으로 뇐 그는 문득 깨달았다. 그 오랜 시간을 거쳐 엔트로피의 수복이 완료되었다. 영겁과 같은 시간을 지나 기어이 미치지 않은 자신은 까마득한 과거, 아니. 이것을 무엇
카타가와 호리는 잠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것이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반쯤 죽어 있다는 말은 즉 나머지 반, 살아 있다는 사실이 혼재함 또한 의미했다. 장례식장에서 하면 안 되는 일 1위는 부활이라더니, 이 세상이 거대한 식장이라면 나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는 말인가! 베어 가르는 날이, 꿰뚫는 총탄이 그리도 공포스러웠다
그와 그가 티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앉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다시 말하지만 기계는 섭식을 필요로 하지 않는단다, 또 그런 소리나 하는구만. 이미 두 잔을 준비해 가져왔음에도 살갑다고 하기 어려운 농이 둘 사이에 오갔다. 한 잔은 투명한 녹빛, 다른 한 잔은 불투명한 흑색. 자네라면 카페인은 몸에 좋지 않단다, 같은 말을 할 줄 알았는데. 말하며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