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h43m1
총 3개의 포스트
“너땜에 나 병신됐어…….” 박도현은 레전드 인터넷 소설의 한 구절을 중얼거렸다. 박살 난 알고리즘은 추천 피드랍시고 이런 걸 띄웠다. 평소라면 쿨하게 관심없음으로 대응했겠지만, 최근의 박도현은 좀 다르다. 유치한 대사가 꼭 자신의 이야기 같다. 그날 이후로 박도현은 어딘가 고장난 사람처럼 지내고 있다. 입맛도 없고 (원래 깨작이는 편이다.) 잠도 못
섬광, 폭발, 이어서 들려오는 비명소리, 도사리는 위험. 30년을 향해 달려가는 김혁규의 인생은 대체로 이런 풍경이었다. 전쟁세대라는 것은 이러한 불행을 수반한다. 몰락을 향해 질주하는 비로소 절멸의 세계. 김혁규는 적극적으로 절망하지 않았다. 다만 절망을 수용하고 수긍했을 뿐이다. 시대를 연민하지도 않았다. 어차피 모두가 적응의 동물로 보였다. …그리고
1. 엘리베이터 벽을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김광희는 지금, 초조하게 벽을 긁다 못해 이빨로 윗입술을 잘근대는 중이다. 돈 들여서 신축 공사를 했다던 건물 엘리베이터는 전면에 거울이 붙었을 뿐 공사 전과 별반 다를 게 없는 것 같았다. 참다 못한 김광희는 결국 앓듯이 한 마디 하고 만다. “더럽게 느려…….” 십 층에서 구 층 되는 이삼 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