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極夜
총 7개의 포스트
*21년도 글 재업(그에 따른 완결 시점 설정과의 차이 有) 언젠가 죽게 될 거라면 그 방법 정도는 고르고 싶다. 천천히, 그래서 두렵지 않게. 말끔하게, 그래서 추하지 않게. 신재현은 제가 생각하는 대상이 마치 하나의 유기체라도 되는 것처럼 그리 생각했다. 어쩌면 그런 바람에는 몇 번인가 실패와 추락이 뒤섞인 경험이 그림자처럼 들러붙은 탓이기도 했
06. 순간 사고회로가 현실감각에 제대로 따라붙지 않는 느낌이었다. 눈앞에 보이는 얼굴은 청려임이 틀림 없었다. 그러나 달랐다. 말간 얼굴로 언제나 은은하게 웃는 청려는 그 낯에 거슬릴만한 부분이라곤 존재하지 않았지만 동시에 그렇기에 안드로이드라는 실감이 들곤 했다. 반면 눈앞의 얼굴은 불쾌감을 담아 미간을 찌푸린 채 숨을 고르고 있었다. 이건…. 류건우의
01. 재해가 휩쓸고 지나간 풍경은 늘 비슷했다. 풀벌레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살풍경한 적막은 영화 속에나 나오는 멸망한 행성들을 떠올리게 한다. 있는 것이라곤 무너진 것, 부서진 것, 부식된 것 뿐인 곳에서 아직 덜 망가진 남자가 폐허를 불성실하게 뒤적이고 있었다. 무너진 잔해 틈을 뒤지는 이들은 절반으로 나뉘었는데, 낮에 잔해를 뒤지는 이들은 대개 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