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국기 AU (개변 有) 한갓진 손길로 서고를 훑어내리고는 있으나 맹세코, 뭇 학생들의 열망처럼 미래 걱정 없이 학문만 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더는 직업 걱정이 없는 것도 맞고 현재 한가로운 것도 맞지만, 이렇게 반박할 수 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공부는 이런 게 아니라고. 이 또한 제법 배부른 소리임에는 다름이 없었지만 조건을 하나 붙
멤버들과 숙소에서 발렌타인 특집의 라이브챗을 끝내고 난 다음이었다. 각양각색의 하트마크가 어지러울정도로 날아다니던 화면이 아직까지도 익어있는 눈에 문득, 휴대폰 맨 윗줄의 부재중 메신저 마크가 깜빡이고 있었다. - 라이브 수고했다. 상태 표시줄을 내리고 그 메시지의 주인을 확인하며 놀란건, 그가 완전 예외의 인물이라서기보다는, 전혀 기대하고 있던 인물이
이세진은 문대가 돌봐주는 대상이 되고 싶지 않았다. 대등하게 옆에 서서 등을 맡길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었다. 자신을 신뢰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하는 일이 너에게 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네가 없어도 네가 원하는 방향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다는 그 믿음. 그 바람은 이루어져서, 문대는 이세진을 동등한 친구로써 대했다.
무덤이 어떤 곳인가. 부조리에 직면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자도, 생전 분에 겨운 행복을 누리다 미련 없이 떠난 자도 백골로 변태하는 공평한 곳. 세상에 태어나 여행을 마치고 다시 잠에 들기 위한 요람. 이런 의미에서 셰이퍼 음악학교는 천재의 요람인 곳이다. 전국 제일, 혹은 세계 제일 가는 음악가가 되겠다는 포부를 안은 채 정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