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못죽/문엋] HEART CONFETTI FOR VALENTINE
당신과 내가 수많은 사람들을 향하던 표식을, 단지 당신에게
멤버들과 숙소에서 발렌타인 특집의 라이브챗을 끝내고 난 다음이었다. 각양각색의 하트마크가 어지러울정도로 날아다니던 화면이 아직까지도 익어있는 눈에 문득, 휴대폰 맨 윗줄의 부재중 메신저 마크가 깜빡이고 있었다.
- 라이브 수고했다.
상태 표시줄을 내리고 그 메시지의 주인을 확인하며 놀란건, 그가 완전 예외의 인물이라서기보다는, 전혀 기대하고 있던 인물이 아니어서 였는지도 모르겠다.
- 네에. 후배님도요.
대부분의 아이돌들이 다른 날은 몰라도 오늘 만큼은 시간대가 조금씩 다르더라도 라이브챗을 예고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고, 테스타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런 날에 둘이 같이 있을 시간도 없다고 칭얼대보기에는 사랑하는 후배님은 지극히 프로페셔널 했고, 그런 칭얼거림이 과장되어 있음을 저만큼이나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 내일 너희도 xx 음방 오지?
- 예. 그야 뭐.
- 그래. 그럼 내일.
"...?"
그 말을 끝으로 올라온 인사 이모티콘을 보며 청려는 고개를 기울였다. 뭐지. 갑작스러운 문자에다가, 이렇게 싱겁게 끝난다고? 고작 수고했다는 이야기 하나 하려고 이랬다고? 그럴리가?
제가 뭐 놓친 것이 있나 반사적으로 스크롤을 올리며 대화를 되돌아보고 있을 때였다. 2월 14일, 오후시간의 날아왔던 첫 메시지에 닿은 그의 손가락이 멈추었다. 잠시 눈을 동그랗게 뜨던 그가 하, 하고 터트리듯 웃고 말았다.
수고했다는 메시지 위쪽에 올려 감추어 두었던 기프티콘 알림 메시지에는, 방송국을 지나치며 한번은 보게되는 어느 카페의 초콜릿 음료 사진이 박혀 있었다.
박문대님이 선물을 보내셨어요! 메시지를 확인하시겠어요? 당사자를 대신해 난리를 치는 메신저 시스템 메시지를 꾹 누르자, 여기저기 팡팡 터지는 하트모양의 폭죽들 사이, HAPPY VALENTINE!! 이라는 팻말 같은 큰 제목 아래로 아까의 초콜릿 음료 사진이 더 확대되어 보였다.
"...이런 깜찍한 짓도 하실 줄 아셨네."
그 아래의 응당 적혀있어야 할 메시지란에는 아무 것도 적혀있지 않았고, 그것은 방금 전의 관계없는 이야기를 담백하게 꺼내고 사라진 누군가 잔상처럼 보였다.
그럼에도 메시지 창을 가득 수놓은 하트들은, 아까까지의 라이브챗에서 보이던 수많은 하트마크들보다도 유난히 따뜻해 보였다.
연두부님에게 선물로 드린 문엋 단문이에요!
발렌타인을 그냥 보내긴 아쉽던 찰나에 마감으로 고생중이신 분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보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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