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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SN/사앵] 이런 방은 어때요?

"선배는 가사에는 이것저것 관심이 많아보이시는데, 인테리어 같은 거에는 관심이 아예 없으신 걸까요?"

"어?"

누군가가 놓아둔 -아마도 높은 확률로, 후지누나가 맛있는 음식 특집을 보아주었으면 해서 은근슬쩍 놓고 갔을- 잡지를 뒤적이던 사쿠라의 말에, 냉장고 정리를 끝내고 막 앞치마를 벗던 시로가 짧게 끊어지는 소리를 내었다.

"그게 관계있던가?"

"음... 그게, 주부 분들의 브이로그라던지, 그런 걸 보고 있으면 그런 분들은 그쪽에도 관심이 있어보였거든요."

"음...보통의 주부들이면 가사랑 육아도 하면서 그쪽은 어느 정도는 포기하게 되는 거 아냐?"

에미야 저가 넓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아무튼 일상적인 가사만 하더라도 시간이 이만큼이나 빠르게 간다. 일반 가정이라면 아이들을 돌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은 빠르게 지나갈터였다.

"어쨋든, 어른 취향의 인테리어는 아이들과 지내기엔 맞지 않은 경우도 있고."

"아, 하긴 그렇죠."

그 아이들에게 위협적이지 않은 가정 환경을 위해 어른 취향의 모던하고 우아한 인테리어등을 포기하는 경우도 제법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던 기억이 있었다.

사쿠라의 맞은편에 앉자 눈에 들어오는 인테리어 특집의 기사에는, 가장 첫 페이지에 채광이 좋은 방 안에 번듯한 느낌의 가구들 위의 햇살이 깨끗하게 느껴지는 거실의 그림 같은 것이 크게 실려 있었다.

"내가 워낙 그쪽엔 신경을 안 쓰긴 하지만... 일본식 구옥은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인테리어가 완성되어 있다고 해야하나...뭔가를 좀 더 바꿀 수 있는 느낌이 잘 안 들기도 해서."

"아...하긴, 이런 인테리어는 보통 신축들에 집중되어 있기는 하죠."

한다면 지금 이상의 고가구들- 라이더가 일하는 곳의 그런 것들을 들여놓는 정도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세상에는 그런 밸런스를 잘 맞춰 전통과 현대적인 조화를 잘 맞춘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센스가 없다는 것은 진즉부터 잘 알고 있었다.

"실제로 후지 누나가 마음에 든다고 몇번 가구를 가져와서 떡 하니 놨다가, 영 별로여서 슬그머니 다시 가져간 적도 있거든."

"후후. 가구는 선배의 창고에 안 들어갈테니까요. 들어가면 아깝고."

그 모습을 상상하던 사쿠라가 키득거리며 페이지를 넘겼다. 아까의 거실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와 배치의 거실 사진과, 또 거실과는 다르게 부드러운 느낌이 강한 침실의 사진들이 여럿 보였다.

"왜, 방 바꾸고 싶어?"

"아뇨. 그런 건 아니고, 역시 작게든 크게든 단장하는 건 다들 좋아하잖아요. 이런 걸 보다보니 좀 생각나서요. 아, 이 방은 좀 좋아보이네요. 창문의 커튼이랑 침구가 잘 어울려요."

사쿠라가 가리킨 잡지의 사진을 보던 시로가 고개를 끄덕 거렸다.

"아...그러게. 이런 느낌도 괜찮네."

"이런 간접등...? 이 분위기를 바꿔주는 효과가 있대요. 언니 방이 그런 게 몇개 있었던 거 같긴 한데."

"그 녀석의 집도 일본 구옥 못지 않게 그 자체로 좀 완성 되어 있는 느낌이라서 원래 그런게 있지. 그런데, 분위기가 바뀐다라...."

"그렇게 된다면 침실이 아니라 거실 같은 곳도...."


"린. 어째서 한숨을?"

"아- 아니."

문지방에서 살짝 거리를 두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던 린이 어처구니 없다는 듯 웃음마저 터트렸다. 반쯤 열린 문지방 너머에서는, 어느 새 나란히 앉아 가까이 머리를 맞대고 같이 잡지를 내려다 보며 조곤조곤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너무 자연스럽게 신혼부부 놀이를 하고 있는 게 웃기고 어이가 없어서 말야."

"허어."

"뭐어...."

린은 어깨를 한번 으쓱여 보였다. 정말이지. 내동생이라지만.

"정말, 새삼스럽기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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