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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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고래는 항해사였던 소년을 본다.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인간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 범고래들은 소년에게 사랑이란 이름의 등대를 남겼다. 그렇다면 소년은 범고래들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우리는 운명을 항해했다. 푸르르기 그지 없는 바다와 다정하고 따뜻했던 심해를 유영했다. 비록 이제는 바다에서 헤엄칠 수 없지만, 바다만큼 넓은 하늘이 있으니 괜찮다.
. . . 가라앉는다. 아래로 깊숙히 침몰하여 모든 것이 사라진다. '바다' 란 무엇인가 태풍이 하늘과 바다의 경계를 허문 가운데 이제 바다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바다란 것은 그저 하늘의 부속품인가 차디찬 바닷물이 흐르고 들어오는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재앙인가 -크로노스의 비정- 그 끔찍한 재해가 남긴 일종의 산물인가 혹은 두려움의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