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한
오늘날 영혼이라는 것들은 너무나 간단명료한 과정에 의하여 입체성을 잃고 탁본되고 있다. p25. 모두가 화부에게 얼른, 분명하게, 자세히 말해보라고 재촉했지만 화부는 뭐 하고 있는지? 화부는 진땀을 흘려가며 말했고, 손이 떨려 창틀 위에 있는 서류를 집어 들지도 못했다. 슈발에 대한 불만 사항이 화부의 머릿속 사방에서 밀려들었고 자신이 보기에는 그중
2024년의 우리에게 대한민국 소설가의 입을 빌려 던져진 거대한 질문이 있다. 죽은 것들이 산 자를, 과거가 현재를 바꿀 수 있는가? 이 짧고 가벼운 멜로 소설은 거대하게 굴러오는 역사와 물질의 파랑 앞에 서서 개개인이 어떻게 과거에 의하여, 죽은 것들에 의하여 구원받을 수 있는지, 또한 그렇게 지금이라는 시간 위에 가파르게 서서 구원받고 있는 우리들의
근십 년이 지나서 그 사람의 어떤 책들을 재독했다. 한 번 읽고 나면 두려운 마음으로 덮은 뒤에 영원히 열리지 않을 것처럼 책장을 꼼꼼하게 닫고 다만 잊지 않기 위해, 잊는 것만은 방지하기 위해 거룩하게 책장에 모셔 놓았던 책들을. 비정하고 부끄러운 시대에 묵직하게 내려앉은 눈을 걷어내고 남은 자리에 조촐하게 핀 새잎처럼 그의 수상 소식이 들려왔기에 그의
p11. 모든 것이 하나의 순간 속에 있다. 나는 이 ‘있음’을 붙잡고 싶다. 그 순간들은 내가 호흡하는 공기 속을 지나다닌다: 그것들은 폭죽이 되어 공중에서 아무런 소리 없이 폭발한다. 나는 시간의 원자들을 갖고 싶다. p13. 그 이유는, 지금 내가 말이 필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지금 내가 쓰는 것은 나에게 있어 새로운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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