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박메론
일본에서 들어온 신간을 정리하면서, 점원은 한숨을 쉬었다. 일본에서는 이런 다크 판타지 소설이 유행하는구나. 은박으로 포인트를 준 별 모양을 쓰다듬어 본다. 어쩐지 간담이 서늘해지는 느낌이 든다. 점원은 몸을 부르르 떨며 다시 책 두 권을 선반 위에 얹어둔다. 오전 9시를 알리는 뻐꾸기시계 소리가 고요한 서점 안을 울린다. 2시간 뒤에야 첫 손님이 오시겠
아침이야, 켄고. 나를 일깨우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그가 가까이 다가오며 어깨를 감싸 안았다. 아침이라니까. 그의 콧바람이 귓가를 드나들었다. 오른팔을 들었다. 그의 머리칼을 손에 쥐었다. 손에서 흩어지는 정도를 보아, 머리를 감은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았다. 고개를 살짝 들어 실눈을 떴다. 책상에 볼이 잔뜩 눌려진 그가 입술을 삐죽 내밀고 있었
훌쩍이는 울음소리가 스피커 너머로 들렸다. 여보세요? 발신자 불명의 전화가 걸려온 건 자신의 중학교 친구들과 함께 축구를 마치고 집에 온 후였다. 주위 어른들은 모르는 전화번호로 전화가 오면 받지 말라고 말했지만, 호기심을 이길 말은 없었다. 발신자 제한. 그런 이름은 처음 들어보네. 용기를 내서 받았건만 전화기 너머의 사람은 울기만 할 뿐 몇 번이고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