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라이더 포제

전화

키사라기 겐타로

소리꾼 by 박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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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훌쩍이는 울음소리가 스피커 너머로 들렸다. 여보세요? 발신자 불명의 전화가 걸려온 건 자신의 중학교 친구들과 함께 축구를 마치고 집에 온 후였다. 주위 어른들은 모르는 전화번호로 전화가 오면 받지 말라고 말했지만, 호기심을 이길 말은 없었다. 발신자 제한. 그런 이름은 처음 들어보네. 용기를 내서 받았건만 전화기 너머의 사람은 울기만 할 뿐 몇 번이고 반복된 자신의 물음에는 대답 하지 않았다. 그렇게 전화기 너머의 사람과 눈치 싸움한지 10분이 지나고서야, 의미 불명의 말 한마디를 들을 수 있었다.

 “가면라이더 부원들에게, 미안하다고 전해.”

 “어?”

 애써 울음을 삼키는 듯 뚝뚝 끊어지는 목소리가 선명히 들렸다. 젊은 사람의 낮은 목소리였다. 그 짧은 한마디에 솟아오른 수많은 궁금증을 해결 할 틈도 없이 전화가 끊어졌다. 이게 무슨 소리야. ‘가면라이더 부’라는 부는 태어나서 난생 처음 들어보는 부서였다. 그런 이름의 부서가 어디에 존재하는가 싶어 켜져 있는 컴퓨터에 검색을 해 보았지만 있을 리 없는 우스꽝스러운 이름의 부서였다. 존재 여부도 모르는 부서의 부원들에게 미안하다고 전해달라니, 10분 동안 전화를 끊지 않고 기다린 게 후회되기 시작했다. 이런 말이면 조금 빨리 말하지. 볼멘 목소리로 말하며 전화기를 침대 위에 던져 놓았다. 모든 사람과 친구 되기란 참 어려운 일이야-. 그렇게 중얼거리는 순간, 귀신처럼 다시 전화기의 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잠시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다 계속해서 울리는 벨소리를 무시할 수 없어 결국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떨리는 손으로 확인 한 발신자는, 다행이도 옆집 친구였다. 여보세요, 겐타로? 낭랑히 퍼지는 음성에 아까까지 남아있었던 찜찜함은 눈 녹듯 마음속에서 사라져 버렸다. 저녁에 하천가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잡기 시작했다.

 “어어, 알지 알아. 전화는 왜 이렇게 늦게 받았냐고? 사실 말이야…….”

 수화기 너머 친구에게 몇 분전 있었던 기묘한 이야기를 말 하려는 순간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할아버지였다. 나중에 만나서 이야기 해 줄게. 밥을 먹을 생각에 신이 나 전화를 황급히 끊고 거실로 내려갔다. 그렇게 밥을 먹고 난 후, 친구와 만났을 때에는 하천가에서 축구하는 일이 너무나 즐거워, 정체를 알 수 없는 전화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나 말이야, 요즘 기묘한 꿈을 꾸는 것 같아.”

 여느 때와 같이 두 사람과 함께 길을 걷던 하굣길이었다. 바스락거리는 마른 잔디를 밟고선 급작스럽게, 아침부터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꿈에 대해 한마디 내뱉었다. 어제 있었던 지구과학 쪽지 시험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켄고와 유우키는 동시에 뒤를 돌아보았다. 꿈? 그거 혹시, 조디아츠와 관련되어 있는 거 아닐까? 최근 새로운 조디아츠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들은 참이라, 유우키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다가왔다. 역시 조디아츠의 일이었나. 어쩐지 모르게 분한 기분이 들어 두 주먹을 꽉 쥐었다 폈다. 하지만 이윽고 들려오는 냉철한 목소리가 나와 유우키가 펼친 망상을 부정하기 시작했다.

 “이번 조디아츠의 능력은 복사였어. 꿈에 간섭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고. 키사라기, 네가 기묘한 꿈을 꾸는 이유는 단지 잠자리가 불편해서 일거야.”

 “어……. 뭐, 역시 그런 거겠지?"

 켄고의 말에 바로 수긍하며 머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괜히 헛된 생각을 한 것 같아 머리를 긁적이며 켄고와 유우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유우키가 조디아츠일 가능성을 내세우며 이런저런 논리를 펼쳤지만, 켄고는 모든 경우를 부정하며 한숨만을 푹푹 내쉴 뿐이었다. 유우키, 정말로 우연일 뿐이야. 한숨을 내쉬며 우뚝, 켄고가 멈춰 섰다. 말투는 부드러웠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알기에 유우키는 입을 삐죽 내밀고선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어떤 꿈이기에 네가 신경 쓰는 거야, 키사라기? 두 사람의 시선이 차례대로 자신에게 꽂히는 게 느껴지자 다시 뒤통수를 긁기 시작했다.

 “사실 말이야, 내가 어릴 적에 전화가 하나 왔었거든. 발신자 불명으로. 그 전화 내용이 지금 생각하면 무서울 정도로 소름끼쳤어.”

 자꾸 그때의 기억이 꿈에서 나와서, 그 뒤의 말을 잇지 못하고 말끝을 흐렸다. 켄고와 유우키가 흥미를 잃은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난 또, 뭐라고. 그건 그냥 악몽이잖아. 둘 다 동시에 고개를 좌우로 젓더니 나를 두고선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조디아츠와는 전혀 상관이 없겠네, 잠자리나 잘 살펴, 라며 켄고가 슬쩍 말을 흘리며 지나갔다. 떠나는 둘을 보며 나는 그저 작게 중얼거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사람의 입에서 가면라이더 부라는 이름이 나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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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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