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전대 고카이쟈

부패

죠 깁켄 + 아임 드 파미유 (청도)

소리꾼 by 박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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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임의 흑화 요소가 있습니다.

  • 다소 폭력적인 묘사가 있습니다.

 그녀의 발길질을 피하고 싶진 않았다. 검은색 가죽 부츠 위로 축축한 혈액이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신음조차 흘리지 않는 내가 원망스러웠는지 다시 그녀가 한 쪽 발을 들어 올렸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머리가 한 쪽으로 빙글,  돌아갔다. 흐릿했던 왼쪽 시야가 완전한 암흑 속으로 사라졌다. 눈 안으로 흘러내리는 검붉은 액체가 거슬리기에 고개를 한 쪽으로 기울이고선 어깨죽지로 얼굴을 연신 비벼댔다. 쯧. 경쾌한 혀 차는 소리에 놀라 몸이 움찔거렸다. 이쪽을 봐요. 몇 년 전과 다를 게 하나 없는 보드랍고 빛나는 목소리. 그러나 목을 움켜쥐고선 바닥에 얼굴을 내리치는 행동은 평소의 그녀와는 생판 달랐다. 목에서 컥컥 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겨울바람을 맞아 차가워진 그녀의 손이 내 얼굴에 지긋이 닿았다. 잔갸크 제국에 충성을 맹세 했더라면, 이렇게 아프지도 않았을텐데요. 날카로운 굽에 찢어진 이마를 따라 손가락으로 선을 긋기 시작했다. 상처가 저릿해져왔다. 깊게 숨을 들이 마쉬었다가 내뱉었다. 이봐, 너는 진짜 아임이 아니잖아. 그녀의 손가락이 천천히 내려와 부어오른 눈두덩이를 쓸어내리기 시작했다. 차마 입 밖으로 내뱉고 싶지 않은 말이었다. 내 얼굴을 이리저리 누비던 하얀 손가락이 움직임을 멈추더니, 느릿하게 목을 타고 내려오기 시작했다. 아임은 작년에 내 눈앞에서 죽었어. 연인의 죽음을 이리 쉽게도 말하다니. 허탈해진 기분에 괴상한 웃음이 새어 나왔다. 가슴팍을 연신 쿡쿡 찌르던 그녀는 오밀조밀한 말투로 내게 톡 쏘아붙였다. 그렇지만, 죠 씨의 마음은 여전히 움직이잖아요? 그게 아니라면 왜 제가 가짜라는 걸 아시면서도 사랑한다 그리 속삭이셨나요. 그녀가 그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심장 근처의 상처를 후벼 파기 시작했다.

 그러네, 아임. 어째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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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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