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이는 울음소리가 스피커 너머로 들렸다. 여보세요? 발신자 불명의 전화가 걸려온 건 자신의 중학교 친구들과 함께 축구를 마치고 집에 온 후였다. 주위 어른들은 모르는 전화번호로 전화가 오면 받지 말라고 말했지만, 호기심을 이길 말은 없었다. 발신자 제한. 그런 이름은 처음 들어보네. 용기를 내서 받았건만 전화기 너머의 사람은 울기만 할 뿐 몇 번이고 반
아침이야, 켄고. 나를 일깨우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그가 가까이 다가오며 어깨를 감싸 안았다. 아침이라니까. 그의 콧바람이 귓가를 드나들었다. 오른팔을 들었다. 그의 머리칼을 손에 쥐었다. 손에서 흩어지는 정도를 보아, 머리를 감은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았다. 고개를 살짝 들어 실눈을 떴다. 책상에 볼이 잔뜩 눌려진 그가 입술을 삐죽 내밀고 있었
일본에서 들어온 신간을 정리하면서, 점원은 한숨을 쉬었다. 일본에서는 이런 다크 판타지 소설이 유행하는구나. 은박으로 포인트를 준 별 모양을 쓰다듬어 본다. 어쩐지 간담이 서늘해지는 느낌이 든다. 점원은 몸을 부르르 떨며 다시 책 두 권을 선반 위에 얹어둔다. 오전 9시를 알리는 뻐꾸기시계 소리가 고요한 서점 안을 울린다. 2시간 뒤에야 첫 손님이 오시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