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전대 고카이쟈

보물

리퀘박스

소리꾼 by 박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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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명의 선원 앞에 떨어진 기묘한 티켓은 단 한 장이었다. 몸을 추스르고 갤리온에 돌아온 해적들은 아무 말 없이 티켓을 바라보기만 했다. 긴 침묵을 깨고서는 네비가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소원을 이루어주는 티켓! 완전 누워서 떡 먹기네! 그렇지 마벨러스? 그러나 선장은 침묵을 유지했다. 답변이 돌아오지 않자 네비는 방향을 틀어 공주에게로 날아갔다. 아임, 저기, 그렇지? 상냥한 어투로 고개를 끄덕일 공주도 이번에는 입을 열지 않았다. 이제야 상황을 파악한 네비는 조용히 날개를 펼치고서는 항상 있던 자리로 가 한숨을 내쉬었다. 한 사람의 소원밖에 이루어지지 않겠네. 네비의 한마디에 굳어있던 해적들의 몸이 움찔거렸다. 모두들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티켓은 한 장, 가고자 하는 사람은 5명.

 

 박사는 얼굴을 잔뜩 구기고서는 티켓을 노려보았다. 방금 우리에게 소식을 알려준 사람이 정말 주최자인가? 원래 저렇게 생겼던가? 오랜 기억을 더듬어봤지만 예전에 보았던 주최자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았다. 고개를 들어 같이 고민을 하고 있을 동료들을 바라보았다. 검지에 끼워진 반지를 매만지거나, 입술을 살짝 깨물거나, 머리를 흩트리며 고뇌하고, 턱을 괴는 등 각자의 방식대로 고심하고 있었다. 하지만 박사는 깊게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만약 박사가 티켓으로 행성에 간다면, 1라운드가 시작되자마자 서둘러 도망칠 것이 분명했으니까. 더군다나 방금 싸움으로 몸마저 성하지 못했다. 나는 못해, 무리야 무리! 입을 삐죽 내밀고서는 작게 손사래를 쳤다. 소원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아쉬웠지만, 어떤 형태로든 소원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었다. 그렇지? 박사는 고개를 들어 긴 머리의 검객과 시선을 나누었다.

 

 내가 가야한다. 검객은 그렇게 믿었다. 위대한 힘을 모아 간절하게 원하던 소원을 이루는 일은 오래전에 무산되었지만, 우주는 이 티켓을 통해 다시 나에게 기회를 주었다. 꼭 그런 것 만 같았다. 양 주먹에 힘이 단단히 들어갔다. 침묵을 깨기 위해 고개를 든 순간 박사와 눈이 마주쳤다. 왼쪽 눈썹을 꿈틀대던 박사는 돌연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아. 우주는 나의 소원을 위해 이 티켓을 내려준 것이 아니었다. 주먹에 들어간 힘이 스륵 풀렸다. 박사를 따라 고개를 주억거렸다. 사실 이 티켓의 인도를 받을 사람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다만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에 시간이 걸렸을 뿐이었다. 무모하고 단순한 사람이었지만, 갤리온의 모두가 원하는 소원을 어떤 형식으로든 이루어 줄 누군가, 또 그 사람을 믿어야겠군. 검객은 한숨을 쉬며 정신없이 머리를 헤집던 지구인의 옆구리를 툭 쳤다.

 

 아, 왜 때리세요! 기나긴 침묵을 깬 것은 느닷없이 옆구리를 가격당한 지구인의 말이었다. 생각에서 깨어난 두 사람이 입을 연 이를 노려보았다. 제가 뭘 잘못했는데요?! 이상해진 표정으로 항의하듯 양 팔을 파닥거렸다. 생각을 길게 하고 있었는데, 도저히 결론이 안 내려진단 말이죠. 혼자 생각하는 것에 능한 지구인은 마치 누군가에게 말하듯 마음 속 대화를 시작했다. 저는 딱히 이루고 싶은 소원도 없는데. 그렇다고 다른 분이 가는 것도 조금... 마음에 걸리네요. 다들 아까의 전투로 인해 고생하셨는데, 그렇다면 역시 제가! 파밧- 하는 소리를 내며 손을 들기 위한 동작을 가로 막은 것은 검객이었다. 고개를 좌우로 젓는 박사를 보며 다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이럴 때는 보통 그 분이……. 아! 그렇구나. 두 분이 왜 저에게 그런 시선을 보냈는지 이제야 알겠네요. 빠르게 생각을 정리하는 중, 지구인은 들려온 공주님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다시 한 마디를 내뱉었다. 아!

 

 “마벨러스 씨, 티켓을 가지고 가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공주는 티켓을 양 손으로 잡고서는 선장에게 내밀었다. 생각이 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입술을 길게 늘이고선 입을 앙 다물었다. 공주에게는 누구보다도 이루고 싶은 소원이 하나 있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게 최우선이 아니었다. 티켓을 들고 간다 해도 다른 전대분들에 비해 한참 모자란 자신이 이기리란 보장도 없었다. 죄책감이 가슴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책임감 역시 등 위에 올라타서는 자신의 선택을 부정하기 시작했다. 아니야, 저는 올바른 선택을 했습니다. 티켓을 멀뚱멀뚱 바라보고 있는 자신 눈앞의 이는 자신과 같은 소원을 바라고 있다고, 소원을 위해 대결에서 최선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믿었다. 동료들은 서로를 굳게 믿고 있었다. 공주도 동료들을 믿고 있었다. 그렇기에 먼저 티켓을 들고 부탁을 했다. 자신이 아는 동료들이라면 이 사람에게 티켓을 맡길 테니까. 공주는 선장을 똑바로 마주보았다.

 

 “……내가?”

 

 복잡한 심경으로 티켓을 바라보던 선장은 한 마디를 내뱉었다. 그럼요! 은색의 사람이 진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무슨 소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 줄도 모르면서. 반짝거리는 눈망울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분홍빛의 사람을 피해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냐? 턱을 들어 까딱이며 푸른 이에게 의사를 물어보았다. 입을 열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달리 말을 하지 않고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다들 무슨 배짱이람.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으로 시선을 옮겼다. 불안한지 넥타이를 매만지던 초록은 눈이 마주치자마자 입술을 씰룩이며 고개를 연신 까딱거렸다. 저 이상한 동의는 도대체 뭔데. 나 참, 사람을 너무 믿지는 말라니까. 이런 중요한 티켓을 내 손에 들려줘야……. 이런 저런 생각을 뒤로하고선, 선장이 입을 열었다.

 

 “어쩔 수 없네. 보물, 찾아와야지.”

 

 보물? 그 곳에 보물이 있어? 다시 시끄럽게 울기 시작한 네비가 공중을 가르며 해적 무리에게도 다가왔다. 후후, 네비도 알고 있는 보물이 있답니다. 아임이 손을 뻗어 네비를 품으로 데려왔다. 나는 그동안 갤리온을 수리해야겠네. 돈이 어깨를 빙빙 돌리며 경고등이 켜진 계기판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죠는 마벨러스의 어깨를 한 대 치고서는 겉옷을 주섬주섬 입기 시작했다. 자, 잠시만, 죠 씨! 어디 가세요? 우리가 여기에 온 목적, 잊었어? 그 말은 들은 가이는 허겁지겁 옷을 입고서는 계단을 내려가는 죠의 뒤를 다급하게 따라갔다. 같이 가요-! 저기, 저기, 아임. 그 보물이 무엇인데? 날개를 퍼덕이며 묻는 네비의 말에 답하지 않고 빙긋 웃음만 짓던 아임은 마벨러스를 바라보았다. 티켓을 빤히 바라보던 마벨러스는 알 수 없는 빛에 휩싸이더니, 이내 갤리온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어째서 네가 온 건데?”

 “뭐……. 어쩌다 보니까?”

 “그 대답 뭐야.”

 

 윽. 배를 부여잡고 앞으로 휘청거리는 마벨러스에게 콧방귀를 뀌었다. 늦게 마중 나온 벌이야. 정말로 고통을 느끼는지 자신의 팔목을 잡고 버티려는 마벨러스를 매몰차게 내치고서는 앞으로 걸어갔다. 사실, 질문에 대한 답은 하지 않아도 알고 있었다. 분명 그 넷이서 마벨러스에게 티켓을 맡겼겠지. 자신이 그 자리에 누구 대신 있었어도 당연히 그렇게 했을 테니까, 루카는 마벨러스에게 자세한 과정을 듣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묻고 힘을 실어 때린 것은 온전한 투정이었다. 왜 다들 무리해서 이런 허무맹랑한 결투에 참여하려고 마음먹은 건지. 나는 혼자서 살아나갈 수 있었단 말이야. 비틀거리는 마벨러스에게 빨리 오라 일갈 후 갤리온에 올라탄 루카는 동료들의 격한 환영을 받았다. 보물은? 하고 묻는 네비의 말에는 그게 뭔데, 보물? 하며 반문할 수밖에 없었지만.


 정말 좋은 주제로 리퀘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거 보자마자 꼭 꼭 쓰고 싶다고 생각하다 이제서야 시간이 나 쓰네요... 리퀘 신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원들이라면 분명 마벨러스 앞에 왔으니까 마벨러스가 가야지... 생각했을 것 같지만,,, 진지하게 속마음을 보면 어떨까? 라는 주제로 글을 써보았습니다... 그리고 마벨러스가 보물 어쩌구 한거 너무 인상깊어서.... 고카이쟈는 서로가 서로의 보물이야 8-8 어쩜 그럴 수 있니 얘들아 이거 떡밥이지? 고카이텐 떡밥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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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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