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전대 고카이쟈

소원

루카 밀피 + 돈 도고이어 (황녹)

소리꾼 by 박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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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려 2014년도에 쓴 글이어서 업로드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래도 자료는 백업해 놓는게 좋다고 생각해서 올립니다. 2014년도 작인걸 감안하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래서 정말 그 사람이랑 같이 안 가는 거야? 그런 거야?” 

 “안 간다고 몇 번을 말했잖아. 지금이 딱 좋다구.”

 

 그 날도 어김없이 쇼핑을 하고 돌아오는 길이였다. 박사의 두 손 가득 쇼핑백이 들려 있었으며, 나는 그 날 새로 산 반지를 이리 저리 살펴보며 만족스러워 했다. 계속 그 사람이랑 같이 안 갈 거냐고 묻는 박사에게 팔꿈치로 응징을 해 주었다. 아프지도 않으면서 박사는 가슴께를 부여잡고서는 신음을 흘린다. 다시 허리를 펴고 나의 어깨를 잡으며 말을 꺼낸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조금 섭섭하네. 우리랑은 공통된 꿈이라든지……. 뭐 그런 게 없잖아. 꽤 오래 같이 있었는데 말이야.”

 “우리의 꿈과 소망은 우주 최고의 보물을 찾는 거 아니었어?”

 “물론 맞는 말이긴 한데, 그런 거는 그냥 보물이 탐나서 그러는 거잖아! 이 참에 너랑 나랑 꿈 하나 가지는 게 어떨까?”

 “갑자기 왜 그러셔, 돈 많은 남자에게 내가 갈까봐 불안했나봐?”

 “윽, 그런 거 아니거든!”

 

 박사가 소리를 빽 지르면서 내 앞을 가로막았다. 적당한 키라서 그런지 죠나 마벨러스처럼 많이 올려다보지 않아도 얼굴이 바로 보인다. 박사의 표정은 무언가 고민을 하고 있는 듯하였다. 뭐야, 설마 방금 그 말 진심이야?

 

 “만약에 이 우주가 평화를 되찾는다면, 파미유 행성을 다시 만드는 거야. 아임은 그 곳의 여왕이 되는 거고, 죠는 기사단장이 딱 어울리겠네. 마벨러스는……. 하도 자유분방해서 계속 파미유 행성에만 있지 않을 거야. 너는 너의 꿈을 이루고, 나는 뭐, 다시 본업으로 돌아가는 거지.”

 

 어깨를 한번 으쓱해 보이더니 어때 라고 물으며 싱긋 웃었다. 노란빛의 곱슬머리는 여전히 양털 같았다. 나이에 안 어울리는 귀여운 외모하며……. 생각도 어쩜 그렇게 어린애처럼 순수하고 티 없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걸까. 나는 박사의 눈을 들여다보며 고개를 갸우뚱해 보였다.

 

 “무슨 소리야. 그 말은 이 재미있는 일을 그만 두고 평화롭고 여유 있게 살라는 말이야? 나는 그런 거 딱 질색이거든.”

 

 약간 인상을 찌푸리면서 톡 쏘아서 말했다. 그리고는 가볍게 그의 어깨를 한두 번 두드리면서 지나쳤다. 이 재미있는 일은 절대로 그만 둘 수 없을 거다. 이 일로 인하여 나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으니까. 박사가 내 이름을 부르면서 다가온다. 내 바로 옆에 서서는 어쩌니 저쩌니 하며 투덜거리기 시작한다.

 

 박사 말 대로 그런 평화로운 삶도 나쁘지는 않다. 아임은 파미유 왕국의 여왕이 되어서 자신의 꿈을 이루고, 죠는……. 두말할 것도 없다. 마벨러스 같은 경우는 워낙에 자유분방해서, 계속 해적질을 할지도 모른다. 나는 내가 어릴 때부터 생각 해 왔던 꿈을 이룰 수 있고, 박사는 체질이 아닌 일에서 벗어나서 마음이 편안해 지겠지.

 

 내가 박사의 말에 반대하는 이유는, 나를 두렵게 하는 무언가가 있어서이다. 그냥, 어쩌면 말이다, 진짜 어쩌면 인데. 그런 평화로운 일상이 계속 되면 내가 소중해 하는 사람이랑 멀어 질 것만 같은 기분이다. 그 사람은 그 사람의 길을, 나는 나만의 길을 걸어가다 보면 평행선처럼 영영 못 만나는 건 아닐까 싶다. 그 사람만은 놓치고 싶지 않은데, 그 사람은 아마도 이 일을 빨리 끝내고 평화롭게 살고 싶어 할 거다. 어쩌면, 지금 내가 그를 마음속에 품고 있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 인걸까?

 

 “루카. 루우카? 아이, 진짜. 루카! 내 말 들려?”

 “어, 어? 시끄러워! 생각 좀 하려니까.”

 

 다시 한 번 더 팔꿈치로 응징을 하였다. 이번에는 정말 아팠는지 신음소리도 못 내고 얼굴을 찌푸린다. 흥이다 흥. 나는 그 길로 곧장 아임이 있는 커피숍으로 향했다.

 

-

 

 내가 미안해. 정말 마지막인 줄 알았으면, 그 말 한마디라도 해 둘걸. 네가 지난번에 말한 우리의 꿈 말인데, 사실 나도 이루고 싶은 꿈이 하나 더 있었어. 우리 해적단이 다 같이 한 마을에 모여 사는 거야. 아임은 창가에서 뜨개질을 하고, 죠와 마벨러스는 대련을 하고 있고. 너와 나는 주방에서 같이 요리를 하는 거야. 정말 멋진 꿈이지 않아? 그러니까……. 이제는 다 말 할 수 있으니까…….

 

 

 

 

 제발 일어나봐, 돈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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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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