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공아감
졸업 좋아하는 노래를 속으로 부르며 걸을 때면 금세 올라가곤 했던 등굣길, 실 없는 장난을 치며 장난스레 웃던 복도, 친구들을 기다리며 약속을 잡곤 했던 필로티, 장난을 치기도 하고 서로의 얘기를 들어주기도 하고 마지막엔 손 흔들며 인사하던 하굣길. 함께여서 즐거웠고, 행복했던, 유치해서 즐거웠고, 행복했던, 일상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면서도 특별하고
원 숨김없이 그대의 둥근 마음을 내게 알려줄 순 없을까요 보조선 없이 중심각 없이 원주각 없이 비밀스러운 암호로 빙빙 돌리지 말고, 밀어내지 말고, 솔직하게 나를 믿고 말해줄 순 없을까요
감기 춥다, 으슬으슬하다, 이불을 주섬주섬 가져와 몸을 감싼다 하지만 이불이라는 포장지는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듯 감싸보아도 나아지지 않는다 지끈지끈하다, 뜨겁다 꾸역꾸역 이불이라는 포장지에 머물다 포장지에 감싸진 내 꼴이 보기 싫은 누군가가 살짝 불을 피웠나보다 콜록콜록, 콜록-! 뜨거움이 잠시 잦아들면 기침이라는 괴물이 나의 목을 확성기 삼아
새벽 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한 새벽 잠에 들지 못하는 소년, 소녀에게 ‘비’라는 친구를 보내겠소. 토독 토도독 톡톡 토도독 감미로운 악기가 되어, 축축한 위로가 되어, 그들의 무기력하고 외로운 고요가 기분 좋은 따뜻한 고요로 바뀔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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