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쾅쾅!! 현관문을 두드리는 손길은 상냥치 않다. 책을 읽던 허강민이 인상을 찌푸리며 소음을 무시하려고 하지만, 불청객은 쉽게 돌아가지 않는다. “있는 거 다 알아요! 없는 척하지 말고 문 좀 열어줘 봐요! 푸, 푸헤취!” ……. 심호흡 두 번, 결국 종이는 다음 장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책을 덮는다. “하…….” 정말, 방해다. 허강민은 현관문을
장혜진은 노랗게 염색 된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기분 전환 삼아 탈색 한 머리카락은 손가락에 걸리는 느낌이 부스스했다. 어떤 사람은 한 번 탈색 한 것 정도론 손상이 별로 없다고 하는데 그녀는 그러질 못했는지 잔뜩 상해버린 흔적만 남았다. - 어른들은 마지막 순간을 원한다. "마지막 순간이라." 그녀는 걸음을 옮겨 책상 서랍을 열었다. 케이스 안에 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