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강민은 도면을 펼친다. 책상을 가득 채우고도 부족해 조각조각 잘린 페이지를 벽에 붙였다. 각 층마나 나누어진 구역과 모든 방의 구조를 빠르게 눈으로 훑고, 손가락 끝으로 그려간다. 이어지는 벽을 따라 선을 긋고 어긋난 지점을 붉게 칠했다. 휘갈기는 글씨가 공백을 채운다. 시계조차 없는 공간은 끊임없이 그가 내는 소음들로 가득 찼다. 유일한 소음이었다. “
'검은방' 포스타입 온리전 참여작입니다. '검은방4'의 트루엔딩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열람에 주의 부탁드립니다. 바닥을 덮은 철판이 추락하고, 세상이 진동으로 흔들렸다. 바쁘게 오가는 목소리가 멀어졌다가 가까워지길 반복한다. 그 속에서도 류태현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바로 찾았다. “류태현…!” 허강민이 그의 이름을 외친다. 또다시 그가 행하려고자
쾅쾅쾅!! 현관문을 두드리는 손길은 상냥치 않다. 책을 읽던 허강민이 인상을 찌푸리며 소음을 무시하려고 하지만, 불청객은 쉽게 돌아가지 않는다. “있는 거 다 알아요! 없는 척하지 말고 문 좀 열어줘 봐요! 푸, 푸헤취!” ……. 심호흡 두 번, 결국 종이는 다음 장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책을 덮는다. “하…….” 정말, 방해다. 허강민은 현관문을
장혜진은 노랗게 염색 된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기분 전환 삼아 탈색 한 머리카락은 손가락에 걸리는 느낌이 부스스했다. 어떤 사람은 한 번 탈색 한 것 정도론 손상이 별로 없다고 하는데 그녀는 그러질 못했는지 잔뜩 상해버린 흔적만 남았다. - 어른들은 마지막 순간을 원한다. "마지막 순간이라." 그녀는 걸음을 옮겨 책상 서랍을 열었다. 케이스 안에 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