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대양 한가운데에 던져진 기분이다. 풍덩 소리를 마지막으로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투명한 물에 가둬진 나는 점점 가라앉았다. 빛이 들지 않아 점점 짙어지는 시야에 버둥거리는 나의 팔다리가 보였다. 짙은 파란색이 눈앞을 가득 채웠다. 물고기도 무엇도 보이지 않고 물거품만이 방울 거리며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15년 만이던가, 그의 변한 모습은 어릴
놀이공원 구석에 한적하게 앉아 하늘을 바라보던 아이다는 누군가 옆에 앉는 걸 느껴 일어나려 했다. 익숙한 여자의 목소리가 웃으며 그러지 말라 했다. “벰?” “걱정하지마, 나도 그냥 놀러 온 거뿐이니까.” 베일에 싸여 이름조차 알지 모르는 능력자 집단의 일원이었다. “내 친구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으면 하는데….” “어머나, 내가 그러거라 생각해?” “너희
이따금 흥분하는 경우가 있다. 손 끝에서 시작된 데자뷰가 온 몸으로 흐르다 머리에서 터져버린다. 정해진 일과대로 버스에서 내려 계단을 올라간다. 심장은 평소보다 빠르게 뛰고 코트 주머니에 들어있던 손은 그리움을 자아내고 있다. 물리적으로 다른 점은 없다. 가을이 되어 죽은 잎은 구두에 밟혀 바스락 소리를 내었다. 정신없이 걷다보면 붉은 벽돌의 낡은 건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