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소리가 따가운 여름이었다. “오늘 연습, 평소보다 잘 된 것 같아.” 밝은 키타의 목소리를 넘겨들으며 히토리는 고개를 숙였다. 해가 저물었음에도 타박거리는 신발 밑창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열기가 아직 뜨거웠다. 바로 옆에서 걸어가는 키타의 구두 소리조차도 히토리에게는 멀게 느껴졌다. 여름의 열기 속에 거리가 흐무러져 껌처럼 길게 늘어지는 듯이 히토리
"좋아해." 갑자기 떨어진 한마디가 가라앉은 공기에 파문을 그렸다. 그 나지막한 목소리에, 어깨를 움츠리고 머리를 푹 숙이고 있던 히토리가 반짝 고개를 들었다. 기울어진 햇살이 부시게 눈을 찌르고, 잔잔한 연못 위에 조약돌이 빠진 듯 히토리의 감정에도 물결이 일었다. 소리 없이 벌어진 입술 사이로 정돈되지 않은 숨이 터져 나왔다. 아, 그러니까, 키타씨